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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전쟁의 포화가 멈추고 모두들 떠나왔던 제자리를 찾아 나설 무렵, 대한간호협회 또한 서울로 돌아왔다. 하지만 마땅한 정처 없이 이곳저곳으로 사무실을 옮겨 다녀야했고, 이런 상황은 1950년대가 저물도록 계속됐다. 집 없는 설움이랄까, 회원들의 구심점이 되어 안정적인 활동을 펼쳐야 할 협회에 제대로 된 거처가 없다는 것은 큰 문제일 수밖에 없었다. 자연스럽게, 회관 매입을 위해 기성회를 만들고 기금을 조성하자는 데로 뜻이 모아졌다. 그러던 차에 1963년 당시 세 들어 있던 사무실의 가옥 소유자가 집세를 올리려고 한 것을 계기로 협회는 가옥 매입을 결정한다. 그리하여 1965년 4월 1일, 일금 320만원을 들여 서울특별시 중구 쌍림동 88번지, 대지 78.5평 건평 36평의 빨간 벽돌 이층집을 사고 ‘대한간호협회’의 현판을 달게 된다. 쌍림동 회관을 매입함으로써 오랜 더부살이를 면하게 되었지만, 그간 느꼈던 아쉬움과 문제가 말끔히 해소된 것은 아니었다. 회관은 단지 협회의 사무를 보는 공간이 아니라 회원들을 위한 교육의 장, 우리 간호계가 필요로 하는 활동들을 지원하고 담당할 수 있는 터전이 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랬기에 회관을 매입하기 전인 1962년부터 건축 전문가에게 부탁해서 회관 설계도를 미리 확보해 두고, 협회 내 특별위원회로 회관기성위원회를 구성하기도 한 것이다. 기성위원회에는 지부장 11명을 비롯하여 당시 보사부 의정국장, 협회 회장의 부군 등 외부인사도 포함되어 있었다. 기성위원회 산하에는 실행위원회를 두어 건축에 필요한 실무를 담당했다. 내 집 마련을 단단히 벼르고 야무지게 준비해 나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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